부모님 건강하실 때 준비하는 장례 절차
얼마 전 빙부상을 당해 장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가입해 둔 상조 덕분에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저와 같이 처음 부모님 상을 치러야 할 분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증여나 사망 신고 절차 등에 대한 부분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고, 오직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내용만 담았습니다.
필요한 사항은 크게 네 가지 입니다.
- 상조 가입
- 장묘 방법 결정
- 장지 결정
- 영정사진 촬영
상조 가입
처음에 상을 당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당황하게 되는데, 이 때 상조에 가입되어 있다면 장례 지도사가 즉시 파견되어 필요한 일을 처리해줍니다. 어떤 상조에 가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기사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70110070416643
폐업해도 다 돌려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상조' 27곳 - 머니투데이 뉴스
상조업체 가운데 현금성자산비율이 높아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적은 곳은 태양상조, 바라밀굿라이프 등으로 나타났다. 하늘문, 한양상조 등은 단기적 환급 능력이 우수한 업체로 평가됐다.공정거
news.mt.co.kr
http://www.sangjomagazine.com/2952
http://www.sangjomagazine.com/sub_read.html?uid=2952
www.sangjomagazine.com
참고로 저는 병원 내 장례식장이 부족해서 외부 장례식장을 이용하게 되었는데요, 장례 지도사가 두 곳을 추천해 주었고 그 중 한 곳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장례 지도사가 은근히 밀었던 곳은 요양병원에 속한 곳이었고 평도 별로 좋지 않아서 다른 곳을 추천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모르는 수수료가 있겠다는 합리적 의심이 갑니다.
장례식장에서 계약을 해보면 여러 옵션이 있는데 장소와 식대 외에 관이나 수의, 리무진, 버스 등은 상조에서 기본으로 제공 되는 옵션이 저렴합니다. 최근에는 90%가 화장을 하므로 관이나 수의 등에 많은 비용을 쓸 필요가 없는데 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것은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이런 점에서 상조는 미리 가입해 두는 게 좋다고 봅니다.
장묘 방법 결정
장묘 방법이 크게 보아 매장, 납골당, 수목장 등이 있습니다. 수목장에 대해서는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매장이나 납골당 대신 수목장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저희도 수목장으로 했는데, 잘한 선택 같습니다. 다만 상조 회사에서 납골당 대신 수목장을 강력히 추천하는 부분은 다음에 이야기할 장지에서의 커미션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으니 이 부분도 알고는 계셔야 할 듯합니다.
장지 결정
장례 지도사와 상담을 하면서 특이했던 것은 장지를 결정함에 있어 이것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력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냥 어디가 좋은지 구두로만 얘기해주면 답사를 가보고 결정하면 될텐데 굳이 담당자가 와서 열심히 설명을 해줍니다. 그 이유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서입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1/63728/
아버님 잘 모시려고 큰돈 썼는데…납골당 단 분양도 뒷거래 - 매일경제
1000만원에 최대 400만원 리베이트…상주만 몰라
www.mk.co.kr
결국 답사는 답사대로 가고 비용은 비용대로 지출했는데요(상조회사를 통해서 하니 10% 할인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40% 수수료에서 10% 정도 떼어준 수준일 겁니다), 여러분은 시간을 충분히 두고 미리 알아보시고 직접 계약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다시 정할 수 있다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수목장을 하게될 것 같습니다. 40년 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하나의 나무를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부분이 찜찜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그 정도면 충분히 긴 시간이고, 공유해서 쓴다는 게 그렇게까지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설 추모공원은 나무 간격도 촘촘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상술이 보여서 썩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영정사진 촬영
가장 난감했던 점은 영정사진이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단독으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단체 사진에서 크롭해서 써야 하나 걱정하다 우연히 증명사진을 발견해서 이를 사용하긴 했었는데요, 작지만 좀 난감한 때였습니다. 어른이 편찮으실 때는 기분 나빠 하실까봐 영정 사진을 찍자고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니, 건강하실 때 미리미리 찍어 두시기 바랍니다.
저희 같은 경우, 장인어른께서 은퇴하신 지 오래 되어서 조문객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빈소를 가장 저렴한 옵션으로 하였고, 음식이나 제단, 비석 등과 같은 옵션도 최소한으로 했습니다. 고인 가시는 길 기왕이면 근사하게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런 옵션을 중간 이상으로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인데, 지나고 보니 옵션을 최소한으로 한 것은 잘한 선택 같습니다. 오히려 식장이나 상조회사의 배만 불리는 느낌이어서 기분만 나빴을 것 입니다.
참고로 제가 겪은 불편함 두 가지만 적어봅니다.
1. 상조회사에서 상복도 지원이 되는데, 상복을 가져온 업체에서 돈을 달라고 하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드리려다 문득 이상해서 여쭤보니 벨트와 양말 값이라고 합니다. 기가 차서 벨트와 양말은 반납했습니다만, 이미 뜯은 양말 두 켤레 만원은 받아가셨습니다.
2. 첫날은 상조회사의 도우미, 이튿날은 회사에서 지원받은 도우미 분이 도와주셨는데요, 첫날 도우미분들은 장례식장 직원분들과 면식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엄청 헤프게 썼습니다. 떡이나 반찬을 불필요하게 많이 담는 편이었는데, 다음날 오신 분들은 딱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시더군요. 다음에 일을 치르게 되면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소한 불신이 쌓이다 보니 많이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관혼상제는 치루는 비용도 비용이고 기분도 상하는 일이 여전히 다분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모쪼록 피곤한 일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